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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컬러 전문가에게 전합니다.

※ 2020년 작성된 칼럼을 재편집하여 제작된 콘텐츠입니다.

오랜만에 유튜버들과 함께 한 영상들을 다시 보았다. 그중 유튜버 [윰꽃]과 함께 촬영했던 영상에서 인상적인 댓글이 있어 옮겨 본다.

"왜 안경 도수 맞추는 거 같죠? ㅋㅋㅋ"
"천 몇 개 대보는 건데 너무 비싸고 오진도 많음"

처음은 코치가 고객의 느낌을 물어보면서 진행하는 걸 보고 단 댓글인 듯 싶고, 두 번째는 일반적인 퍼스널컬러에 대한 평가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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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점에서 안경 도수를 맞추는 것 같다는 말에 코코리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눈의 상태를 기계로 측정하고 그 데이터에 근거해 실제 도수를 넣은 안경알을 고객의 눈에 대보고 잘 보이는지 고객에게 확인하는 과정은 필수이기 때문이다.

퍼스널컬러 또한 고객이 자신의 이미지와 잘 어울리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퍼스널컬러를 무조건 전문가가 일방적으로 선택적으로 해주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 오해다. 상대가 봤을 때 어울리는 컬러와 내가 봤을 때 어울리는 컬러는 다를 수 있고, 컬러 코치와 고객 모두 동의할 수 있는 컬러 또는 모두 동의하지 못하는 컬러도 발견되기 때문이다.

퍼스널컬러는 전적으로 인간의 주관적인 시감에 의존하다. 전문가가 보기에 어울릴 수 있으나 다른 사람이 보기엔 부자연스럽게 보일 수도 있는 것이다.

"전문가가 해주는 거니까 모두 맞겠지?"라고 생각하는 건 현재의 퍼스널컬러 발전 단계에서는 무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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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천 몇 개 대보는 건데 비싸고 오진도 많다는 말은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천 몇 개 대보는 건데 비싸다."
"천 몇 개 대보는 거라 오진도 많다."

물론 천 몇 개로 안경 도수 맞추듯 고객에게 묻기만 한다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거니까 가격이 비싸다고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천 몇 개 대보는 거라 오진도 많다."는 의견에는 동의할 수 없다. 왜냐하면 감정이라는 것은 맞다, 틀리다로 구분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를 뿐이다.

일본의 색채학자 후쿠다 쿠니오는 이러한 문제 발생의 원인을, "감성의 대상이어야 할 색채의 조화미를 지성의 대상으로 객관적으로 인식하고자 시도"하는 것에서 찾고 있다.

이 부분에서 반론이 많을 것이다. 그럼 전문가를 믿지 말라는 거냐? 믿으라는 거냐? 사실 이 문제로 고민하는 건 전문가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자신이 추천하는 것이 맞는 건지 틀린 건지에 대한 확실한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물론 확신에 찬 전문가들도 있을 것이다. 코코리는 이 문제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얘기한다.

"체계와 원칙"이 있다면 확신을 가져도 좋다고...다만, 절대 진리인 것처럼 얘기하면 안된다고! 퍼스널컬러의 양대 산맥은 웜쿨과 사계절이다. 그런데 둘 다 명확한 기준은 없다. 물론 이론적으로 노랑 베이스의 웜, 파랑 베이스의 쿨, 그리고 이에 따라 웜은 봄과 가을, 쿨은 여름과 겨울로 나뉠 뿐이다.(코코리는 톤을 베이스로 하는 시스템이므로 여기서는 논외로 한다)

한때 인터넷에서 유행했던 파랑&검정, 흰색&금색 드레스 논쟁을 기억하는가? 보는 이에 따라 파랑&검정 또는 흰색&금색, 심지어 연두&검정으로 보는 사람도 있다. 색상 하나에도 이렇게 주관성이 개입되는데 하물며 얼굴색과 천의 색을 대조하는 과정에서 어떤 것이 어울린다고 명확하게 말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 체계가 필요하다. 체계는 프로그램을 이루는 요소들의 유기적인 관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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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퍼스널컬러는 주관적 시감으로 판단을 하고 있다. 머리카락, 피부색, 눈동자색 등이 요소라고 주장할 수 있지만 이들은 모두 눈으로 보고 판단하는 단일 요소다. 체계는 데이터를 통해 요소들의 관계를 규명한다. 퍼스널컬러를 결정하는 최소한의 요소는 배제하고 새로 규명된 요소는 추가하는 과정을 거쳐 완결성을 추구하는 것이다.

체계는 체계를 유지하는 기본적인 원칙이 있어야 한다. 원친은 체계를 이루는 근간이기 때문에다. 원칙은 기존 퍼스널컬러의 문제와 한계의 인식 그리고 이를 극복할 대안과 발전 방향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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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리는 문제와 한계의 원인을 색상 중심의 퍼스널컬러에서 찾는다. 중요성의 문제라기보다 적용 순서의 문제로 바라본다. 톤, 그중에서도 명도는 시감으로도 비교적 판별하기 쉬운 요소다. 사람은 색이 더 파란가 덜 파란가 보다는 더 밝은가 더 어두운가를 판별하기 쉽다. 이론적으로 사람은 명도를 500단계나 구분할 수 있다. 우리의 망막에는 명도를 구분하는 간상체가 색상이나 채도를 구별하는 추상체보다 20배 많기 때문이다.

눈을 통해 가장 많은 정보를 입력받긴 하지만 눈 또한 각인된 이미지에 의해 많은 착시를 일으킨다. 특히 색상을 인지하는데 있어서는 더욱 그렇다. 즉, 주관적인 시감을 사용하는데 있어 개별적인 차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으로 명도를 먼저 판별하는 것이다. 그 이후에 어울리는 해당 톤 안에서 색상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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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문제와 한계의 원인은 정량적 판단의 기준이 없다는 것이다. 여러 번 강조했지만 코코리가 측색기를 사용하는 것은 이걸로 모든 걸 판단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측색기 또한 체계의 요소 중 하나다.

주관적 시감이 숫자로 표현된다면 어떻게 나올까?에 대한 호기심에서 출발한다. 이밖에도 체계를 이루는 요소가 더 있지만 여기서는 이만 생략한다. 퍼스널컬러에 대한 고객의 요구가 많아지고 있다. 반응은 각각이다. 


확인 반응
 ✔️ 내가 잘 쓰고 있었네!
 ✔️역시 난 겨울이었어!
긍정 반응
 ✔️ 오, 뭔가 예뻐! 이런 색을 써도 되는구나!
 ✔️ 신기해요. 전혀 생각도 못해봤던 컬런데!
부정 반응
 ✔️ 이 색이 나한테 어울린다고?
 ✔️ 에이 몰라, 그냥 내가 원래 하던 대로 할래!


어쩌면, '확인반응'을 정확하게 이끌어 내는 것이 가장 중요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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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또는 업체 입장에서 고객의 요구는 발전의 계기가 된다. 각각 고유의 원칙과 체계를 가지고 고객을 통해 검증해 나가는 과정에서 이해와 배려가 전제된 비판을 겸허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후쿠다 쿠니오는 색채조화의 아름다움은 어쩌면, 가족처럼 매우 친밀한 관계나 무연고의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는 필요 없을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정말 그럴까?
이처럼 퍼스널컬러는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그 길을 같이 가야 할 사람들은 바로 퍼스널컬러 전문가, 우리들이다!
에디터
편집
두민철
장미희

ⓒ coc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