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째로 시각의 발달과 함께한 뇌의 진화이다.
인간의 뇌에는 확실한 '시각적' 단서들이 암호화되어 있다. 뱀이 가는 동작, 큰 고양잇과 동물들의 날카로운 이빨, 정면을 향하는 눈, 몸의 크기, 모양 등 특정한 생물학적 움직임에 주목하고 그 대상을 파악할 수 있는 정보로도 활용한다. 격리된 환경에서 평생 뱀을 본 적이 없는 다람쥐의 연구에서 다람쥐는 처음 본 뱀을 보고 피한다. 다람쥐는 선천적으로 뱀을 경게하는 것이다. 뱀이라는 형판에 대한 경계심이 사라지려면 만 년 동안 뱀을 보지 않아야 사라진다고 한다.
이것은 뇌의 인지 작용에는 고차원적인 모듈이 작동하여 이전의 경험이나 사회적 배경이 필요치 않고 선천적으로 구조화되어 있음을 뜻한다. 또한 인간의 후두엽 일차시각피질 primary visual cortex이 구조적으로나 생화학적으로 다른 영장류와 다르다. 인간은 그물망 구조이지만 다른 영장류는 수직 패턴이다. 이는 시신경 배열의 진화론적 변화로 인간은 배경으로부터 대상을 식별해 내는 데 탁월한 시각적 능력을 갖게 됐다고 추측할 수 있다. 정보의 87%를 처리하는 시각의 발달이 없었다면 획기적인 인지 발달. 즉, 뇌의 진화는 그만큼 더뎠을 것이다.